내려오는 곳이 정문인듯한 지미오름. 제주에서 오름은 용눈이 오름말고 처음 간 곳이었다. 제주에 오름이 365개가 있다는데 이제 2개 올라가 봤으니 하~ ^^ 다음엔 꼭 다랑쉬 오름을 가보리라. 

종달 해변이다. 여전히 날은 흐리고 바람은 더 세지고 있다. 

드디어 종점 도착. 4시간쯤 걸렸다. 1코스 시작점으로 가서 시작해야 하겠으나 그냥 걷는다. 돌아서 가기엔 비가 너무 온다. ㅠㅠ. 바람도 세차게 불고(내가 밀릴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. 처음 경험해 본 느낌. 좋지 않다. ㅠㅠ) 옆에 정자로 숨어보려 해도 비바람이 몰아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. 

결국, 얼마가지 못하고 루마인카페에 들어왔다. 순식간에 홀딱 젖은 날 여주인께서 안쓰러우셨는지 수건을 건네주신다.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키고 젖은 몸을 닦는다. 모자에서 물이 뚝뚝.. 바지는 다 젖었지만 방수 잠바 덕에 상의는 깨끗하다. 

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오니 어느새 비는 그쳐있다.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데 내 발걸음 소리에(뭐 그리 크지도 않았을 터인데) 새들이 놀라 한꺼번에 날아오른다. 

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시던 어르신께서 사진을 부탁하신 곳이다.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찍어 드리고 나도 한 장 찍는다. 

어느새 성산 일출봉 가까이 왔다. 성산항 여객선 터미널이다. 며칠 뒤 우도를 들어갈 때 다시 오게 될 곳. 

성산 일출봉에 몇 번 와봤지만 모두 주차장으로 들어와 정면만 바라봤었다. 20대 초반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 한라산 백록담, 일출봉을 모두 올라가 봤으므로 이번엔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. 

일출봉 코앞에 오자 잘 다듬어진 대리석에 시들이 적혀있다. 지금 생각나는 것 중의 하나는 하늘에 미안해하던 바다만 봐서 바다를 보느라 하늘을 볼 수 없어 미안하다는 시가 있었다. 왜 그 생각이 나는진 모르겠다. 

언제 비바람이 쳤느냐는 듯이 바다 빛이 너무 예쁘다. 

일출봉 주차장엔 관광객과 버스들이 그득하다. 아~ 그래 제주도는 관광지였지... 정신없이 그 사이를 뚫고 지나왔다. 어느새 일출봉 반대편. 스킨스쿠버 동호회인 들인 듯 보이는 사람들 옆을 지나고 아래 녀석을 만났다. 친구들 다 어디 가고 너도 혼자 노냐 하는 생각? 

아침에 잠깐 비석거리 근처에서 해를 보고 처음 만나는 해님이다. 어찌나 반갑던지 반가움에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바람에 흔들려 제대로 찍기가 어려웠다. 뭔 바람이 그리 부는지.. 

4.3 유적지다. 이때는 그냥 아 여기가 유적지구나 하고 그리 많은 생각을 하고 지나가지 않았었다. 지슬을 보고 난 뒤 지금 이 길을 쓰면서는 그때와는 뭔가 조금 다르다. 

광치기 해변. 성산 일출봉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고, 4.3 때 청년들이 무참히 학살당했던 곳이기도 하고, 그 넋을 기리는 행사가 매년 열리는 곳이기도 하답니다. 지슬의 영향이 꽤 오래갑니다. ㅠㅠ 

1코스 종점. 2코스 시작점. 

21코스에서 시작해서 1코스까지(살짝 반칙은 있지만 ^^) 7시간가량 걸렸다. 서울에서 7시간씩 걸으라고 하면 중간에 버스를 타버릴 텐데 쉬엄쉬엄 오름도 오르고 바다도 보는 제주 올레길은 참 많이 걸어도 좋습니다. 이렇게 다녀와서 다시 생각해도 좋고요. 기념으로 패스포트를 살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. 시간만 나면 제주도를 가게 될까 두렵기도 하지만.(좋기도 하고 ㅎㅎ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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