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해가 시작되고 10일이 지났다.

몇 일 동안 어수선한 파리였다. 서울에서도 괜찮으냐는 연락들이 오고, 

총 16명의 희생자와 3명의 범인이 죽었다.


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프랑스 라디오에서 50년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. 주요 도시에서 10만 명이 거리로 나와 "내가 샤를리다(Je Suis Charlie)"를 외쳤다고 한다. 그러나 내가 본 것은 지하철에서 완장을 찬 아주머니 한 분, 길거리에서 만난 할머니와 청년 한명, 이렇게 3명이었다.

어제 새별이가 친구가 질문을 하더란다. 조선일보에 누가 들어가 테러를 가했을 때 너도 파리 시민들 처럼 내가 조선일보다. 할 수 있겠느냐고.. 난 못한다. 아니 안 한다. 죽은 사람은 가엾지만 그래서 난 후진국의 국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. 인질을 잡고 경찰들과 범인이 대치 상태일 때 난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세일 기간을 만끽하면서 쇼핑이란 걸 하고 있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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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인생 통 털어 이렇게 진지하게 쇼핑을 한 것은 처음이지 싶다. 파리 시내가 온통 세일이다. 20~70%. 몇 일 전에 들러서 사야 할 것들을 살펴보고 세일이 시작되고 나서 로사 선생님이 쉬시는 목요일에 함께 나간 거였다. 겉 옷을 하나밖에 안 가져와서 겉옷과 바지 조끼 집에서 입을 겉 옷 한 벌.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옷을 사본 것도 처음인 듯하다. 이렇게 맞는 옷이 많은 것도 ^^;;


쇼핑을 끝내고 지친 몸을 쉬러 쁘렝땅 백화점 옥상 카페로 올라갔다. 파리 시내 지붕들이 가득하다. 뒤로는 몽마르뜨 언덕 앞에는 에펠탑 걸리는 산 하나 없는 파리. 이렇게 좋은 전망을 가진 곳에 사람이 별로 없다.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. 코코아와 커피 한잔 피곤해서 올라와 놓고 사진을 찍으며 관광객 놀이를 한다.





오늘은 토요일 방브 벼룩시장을 다녀왔다. 참 별 것들을 다 내놓고 팔고 있었다. 가장 많은 것이 접시와 포크, 나이프 다 집에서 쓰던 것들을 가지고 나온 모습들. 서로 필요한 것들을 사고 파는 모습은 좋아 보였지만 어딘지 상업화 돼가고 있는 모습이었다. 

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집 앞에 cora 쇼핑몰에도 가고 거 하게 시장을 봐온 것으로 토요일 일과가 끝나는 가 했으나 ^^;; 난 이제 집사가 아니라 주부가 되었다. ㅠㅠ

하루하루 저녁거리를 걱정하는 먹고 돌아서면 설거지를 하는 집에선 그렇게 엄마더러 좀 있다 하라고 잔소리를 했었는데 ㅋㅋ

돌아가면 엄마한테 잘해야지 ^^ 로사 선생님이 6개월을 계속 얘기한다. 아직은 그렇게 오래 있을 맘이 없는데 2월이 지나가면 그때 생각해도 되겠지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놀기만 할 수도 없고 벌써 조바심 내면서 그러기도 싫고 참 이중적이다. 

일단은 열심히 놀고!! 밥도 설거지도 다 열심히 하고 후회 없도록 해보자. 참 이게 말처럼 안 쉬워서 문제다. 글 쓸 때마다 다짐을 하는데 참 맘처럼 안돼요. 쩝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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